
가족애를 바탕으로 정서를 자극하는 비슷비슷한 영화들이 많다.
비교적 최근에 개봉한 영화들로 파송송 계란탁, 어린 왕자가 생각난다. 아버지 역을 맡은 배우들의 캐릭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계란탁 파송송의 임창정, 어린 왕자의 탁재훈, 과속스캔들의 차태현은 각각 색깔은 다르지만 코미디적인 요소가 많은 배우들이다. 세 사람 다 우연히도 가창력 까지 갖추었다. 하지만 앞의 두 사람은 출발이 가수였다는 점이 차태현과는 차별되는 부분이다. 색증시공과 가문의 영광 같은 코미디 요소가 강한 영화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두 사람은 철없는 아버지와 나이보다 조숙한 아들과의 관계를 주제로 한 가족 영화에서는 실패했다. 코미디 영화에서는 오히려 코미디언에 비해 강한 장점을 발휘했던 그들은 이런 류의 가족 영화에선 큰 호응을 받지 못 했다. 반면에 과속스캔들은 성공을 거두었다. 굳이 영화관까지 가서, 대여된 디비디나 인터넷 tv보다 비싼 돈을 지불하면서, 커다란 스크린을 갈구하는 관객은 본전까지 얄잘없이 뽑으려는 인색한 마음만 가지고 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줄거리나 캐스팅된 배우들의 수준에서 큰 차이가 없어보이는데도 영화관을 나설 때의 기분이 훈훈할 때도 있고, 살벌할 때도 있다. 그 차이점은 무엇일까.
물론 관객의 반응이 극과 극인 영화들도 존재한다. 어떤 장르나 작가, 즉 영화적인 분위기에 대한 취향에 영향을 받은 경우이다.
하지만 통속적인 주제로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도 만족도가 비교적 높을 수 있다는 걸 바로 이 영화, 과속스캔들이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경우에 영화의 성패는 종이 한 장의 차이처럼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 미묘한 결합들이 가슴을 채워주기 때문이다.
난 이 영화의 일등공신은 차태현이라는 데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아역배우의 공도 크지만 아이들이 갖는 천진한 코믹함은 사실 어린 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래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차태현이라는 배우가 가진 장점, 즉 과장되지 않은 자연스런 코믹함과 아이의 연기가 잘 결합되지 않았다면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은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다. 몇 살 차이 나지 않는 할아버지, 딸, 손자 관계의 억지스러움을 굳이 의식하고 싶지 않는 마음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테니까. 차태현의 그런 장점 때문에 그가 출연했던 이전 영화, 복면 달호 역시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았다.
늘 똑같은 연기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진 그의 그런 비슷해보이는 연기들이 식상하지 않다. 영화마다 지닌 각각의 미묘한 분위기를 잘 타는 타고난 능력 때문이 아닐까. 엇비슷해보이지만 사실 그의 연기가 주는 느낌은 늘 똑같지 않다. 코믹과 연민, 순수함 사이를 잘 넘나드는 그에게 팔색조 같은 연기변신을 기대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모든 배우가 팔색조가 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태그 : 과속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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