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갑질의 목소리...목소리...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

조현민의 두번째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첫번째 녹음과는 달리 잡음 하나 없이 깨끗이 잡아낸 녹음이라 생생하다. 찢어지는 목소리로 일관된 첫번째 파일은 그닥 매력적이지 않다. 첫번째 파일의 목소리는 그냥 떼쓰는 어린 아이의 울부짖음에 불과했다.


인상적인 것은 이 두번째 파일이었다.

이 파일을 들으면서 나는 내용보다는 조현민이 발음하는 방식에 매우 끌렸다.

이 파일의 목소리는 매우 낭랑한 편이다. 충격적인 것은 뭔가를 두드리는 듯한 둔탁한 소음이나 반말, 욕지거리보다는 마치 자신의 목소리를 즐기는 듯한 독특한 발음의 방식과 억양에 있었다.


단어를 잘근잘근 씹어대며 짓이기듯한 발음이 매우 특이하고 중독성이 있어서 여러번 듣게 만든다.

'맞아요, 안 맞아요?'라고 할 때 이를 바득바득 가는 듯한 발음이다.

자세히 들어보면 '맞즈아요, 안 맞즈아요.' 비슷하다.

'이 따위로 갖고와?'라고 할 때 '따위'를 '뜨아이'라고 잔뜩 눌러 발음한다.

'징계해'라고 말할 때 '징'에 힘을 잔뜩 넣는다. 이응을 눌러 발음해서 '즈잉'으로 들린다.


조현민은 분에 못이기는 듯 입 근육에 잔뜩 힘을 주면서 힘들게 단어들을 분만해냈다. 진통 속에서 애가 나오는 듯이.

마치 배우가 분에 못 이기는 연기를 할 때 억지로 과장된 발음을 하듯이 부자연스럽게 과장돼있다.

똥을 누면서 아이 낳는 것처럼 지나치게 심각한 느낌이랄까.


"어딜, 어디서."라고 말할 때 특히 소름이 돋는다.

자세히 들어보면 "오어딜, 오어디서어어어"라고 들린다. '어어'할 때 억양이 덩실 춤을 춘다.

이건 상황을 즐기는 목소리다.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에 취해 있었다. 남들을 짓누르는 자신의 목소리에 중독돼 있었다.


나는 이 목소리들을 한번에 연이어서 듣고 싶었으나 중간 중간에 삽입되는 기자의 설명 때문에 끊겨서 짜증스러웠다. 기자는 왜 자꾸 중간에 설명을 삽입하는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는 것들을.

사이코 스릴러 영화보다 흥미로운 이 대사들을 왜 방해하느냐말이다.


내가 그 앞에 있었다면 나는 피식 웃음이 터져나왔을 것 같다.

이건 너무 어설픈 연기야. 너무 어설퍼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상황과 너무 어울리지 않게 과장돼 있어.

잔뜩 허영심만 들어간 연기자가 자기 연기에 취해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기를 하는 것 같잖아.

수준도 맞추지 못한 자신의 작품을 보고 스스로 감탄하는 사람을 봤을 때 속이 간질거리는 느낌 같은 거 있잖아.

흐흐흐흑. 이런 생각으로 나는 이를 악물며 웃음을 참았을 것 같다.


뱃속이 간지러울 정도로 웃겨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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